데카르트 「정념론」의 교육학적 해석
- Abstract
- 본 논문의 목적은 데카르트의 「정념론」을 교육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에 있다. 데카르트의 「정념론」은 영혼이론이 지식이론과 맺는 관련을 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념론」을 교육학적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것은 영혼의 한 양상인 정념을 한편으로, 그리고 지식을 전달가능한 형태로 체계화해놓은 교과를 또 한편으로 하는 그 양자의 관련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데카르트의 「정념론」은 교과이론을 중심으로 하여 그것으로 귀결된다.
데카르트의 「정념론」에 나타나 있는 영혼이론은 그의 자아이론이 남겨놓은 한 가지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데카르트의 자아이론은 그의 또 다른 주요 저서인 「방법서설」에서 확인된다. 「방법서설」의 자아이론은 데카르트의 그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것에 그 단서가 있다. 이 명제에 의해서 확인되는 것은, 방법적 회의―‘나는 생각한다’―는 자아의 현존―‘나는 존재한다’―을 논리적으로 가정한다는 점이다. 코플스톤에 의하면, 데카르트의 그 명제의 두 항―방법적 회의와 자아의 현존―의 관련은 인식의 순서와 존재의 순서에 비추어 파악될 수 있다. 인식의 순서에 의하면, 방법적 회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현존을 가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자아는 방법적 회의를 성립시키는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존재의 순서에 의하면, 자아의 현존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자아에 앞서서 실체로서의 자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자아는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를 타당하게 성립시키는 신적 주체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신적 주체를 앞의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와 대비하여 신성으로서의 자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데카르트의 자아이론은 존재의 순서에 의해서 드러나는 신성으로서의 자아를 배제한 채, 인식의 순서에 따라 파악되는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에 국한하여 설명되어야 한다는 코플스톤의 견해와는 별도로, 「방법서설」에서 확인되는 자아는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이면서 그와 동시에 신성으로서의 자아, 이 두 가지 양상을 띤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사고의 주체로서의 자아는 몸 안에 갇혀있는 자아이며 신성으로서의 자아는 몸을 초월하여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자아의 존재양상은 새로운 이론적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그 이론적 문제는, 어찌하여 하나의 자아가 몸 안에 있는 것이면서 그와 동시에 몸 밖에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정념론」에 나타나 있는 영혼이론은 이 이론적 문제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데카르트의 영혼이론을 규명하는 데에 관건이 되는 것은 「정념론」에 언급되어 있는 의지와 정념의 관련이다. (참고로, 「정념론」은 데카르트의 마지막 저서로 알려져 있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영혼의 작용은 능동적 측면과 수용적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의지는 영혼의 작용의 능동적 측면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몸과 별도로 존재하는 영혼―신―의 작용을 뜻한다. 이에 비하여 정념은 영혼의 작용의 수용적 측면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몸과 결합하여 존재하는 영혼의 작용을 뜻한다. 의지와 정념에 관한 데카르트의 이러한 구분은 곧장 그 관련 또한 시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몸을 초월하여 있는 의지는 몸의 영향을 받는 정념을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지에 의한 정념의 제어는 단호하고 확고한 판단에 의존하여 의지와 정념의 차이를 명확히 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여기서 단호하고 확고한 판단은 방법적 회의와 다른 것이 아니며 또 지식과 다른 것일 수 없다. 방법적 회의는 ‘명석・판명한’ 판단을 특징으로 하며 그러한 판단은 일체의 개념적 구분을 철저히 추구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목하의 의지와 정념의 개념적 구분 또한 마찬가지이다. 데카르트가 보기에 의지에 의한 정념의 제어는 그 양자의 차이를 더 이상 의심할 수 없을 때까지 추구할 때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의지가 정념을 제어한다는 것은 의지의 세속적 표현인 지식―개념적 구분을 근간으로 하는 지식―에 의하여 정념이 제어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제어된 정념은 정념이 아닌 다른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정념이 정념답게 된 것―중용―을 가리킨다. 「정념론」은 신의 의지가 깃들어 있는 지식을 배워 획득되는 중용이 인간다운 마음의 핵심을 이룬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 Author(s)
- 김지현
- Issued Date
- 2017
- Awarded Date
- 2018-02
- Type
- Dissertation
- Keyword
- 데카르트 「정념론」
- URI
- https://oak.ulsan.ac.kr/handle/2021.oak/6621
http://ulsan.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0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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