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의 내실화 : - OECD 한국연락사무소의 제도개선을 중심으로 -
- Abstract
- 1970년대 이후 다국적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와 대규모 환경파괴에 대한 규제가 국제사회의 최대 과제로 등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유엔을 비롯한 ILO, OECD 등 국제기구들은 기업과 관련한 인권 규범을 채택하여 자율적 규제를 통한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기댄 국제규범은 실효성에 대한 심각한 비판에 직면했으며, 기업에 대한 타율규제 즉, 법적 규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유엔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규범력 있는 국제조약을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유엔은 존 러기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특별대표로 임명하여 ‘보호·존중·구제’ 유엔 기업과 인권 프레임워크와 이행원칙(UNGPs)을 채택하게 된다. UNGPs는 5년간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채택한 규범으로 국가의 인권 보호 의무,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구제수단의 제공이라는 기본원칙을 제시했으며, 기업과 노동자는 물론 국가기관과 시민사회 모두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제규범의 발전과정과 내용, 2011년 채택된 UNGPs의 의미와 채택 이후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제규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UNGPs에게 부여된 권위와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UNGPs 역시 기업에 대한 통제가 미약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UNGPs를 이행할 구체적인 이행기구와 법적 규범력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기에 UNGPs의 이행을 위한 후속 논의가 매우 중요하다. UNGPs의 이행을 위해서는 크게 사전예방적 조치와 사후 구제조치를 통해 이행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우선 사전예방 조치로는 인권 실사의 시행과 ‘기업과 인권 NAPs’의 수립 등을 통해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이행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기업과 인권 NAPs’ 수립을 권고하고 있으며, EU 회원국에서 ‘공급망 인권 실사법’과 ‘인권환경 실사법’ 등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음으로 사후구제조치는 사법적 구제조치와 비사법적 구제조치로 나눌 수 있다.
UNGPs의 실효적인 이행을 위해서 본 논문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후 구제조치 중 비사법적 구제를 통한 이행강화의 모색이다. 이 논문에서는 비사법적 구제조치인 OECD 국내연락사무소(NCP)의 의미와 역할에 대하여 살펴본 이후, 한국 NCP의 현황을 자세히 분석한다. 특히, UNGPs 이행의 내실화를 위해서 한국 NCP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제도화를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OECD 국내연락사무소(NCP)가 중요한 이유는 2011년 OECD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별도로 ‘인권’ 장이 추가되는 등 UNGPs의 핵심내용을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OECD 가이드라인이 UNGPs의 핵심내용을 수렴하고 있으면서, 국제규범 중 유일한 이행체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이행하는 OECD 국내연락사무소의 역할 강화는 곧 UNGPs의 이행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OECD 국내연락사무소는 OECD에 가입한 국가에는 의무적으로 설치를 하게 되어있지만, 설치의 방법과 운영은 각 나라가 처한 환경에 따라 각국 정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NCP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능적 동등성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아 동료평가 및 동료학습을 통해 나라별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국 NCP에 대한 OECD 연례보고서와 OECD 동료평가보고서 전수조사 등을 통해서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각국의 NCP 제도는 나라별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정부 기관에 위치하며 법적 설치근거를 가지고 국가기관으로의 권위와 책임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 NCP의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공고에 근거하여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사무국은 대한상사중재원이라는 민간에 위탁되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 NCP가 매우 소극적이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적 평가가 높다는 점이다. OECD 동료평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 민간단체들의 비판 등에서는 한국 NCP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으며, 구성과 운영에 있어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UNGPs의 실효적 이행을 위해서는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강조되는 국제적 경향에 맞춰 한국 NCP의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UNGPs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한국 NCP의 제도개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선방안의 핵심은 법제화이다. 현행 산업통상자원부의 공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근거는 매우 취약할뿐더러 NCP 운영과 관련한 공정성도 안정성도 제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한국 NCP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 조치라고 보았다. 더불어 NCP의 설치 위치를 정부 부처 내로 이전하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의 도입을 강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UNGPs의 기본원칙인 ‘국가의 인권 보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NCP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제정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UNGPs의 내실화를 통해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를 규율하기 위해서는 OECD 한국연락사무소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Author(s)
- 박영철
- Issued Date
- 2023
- Awarded Date
- 2023-08
- Type
- Dissertation
- Keyword
- 기업과 인권; 유엔기업과인권이행원칙; OECD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NCP
- URI
- https://oak.ulsan.ac.kr/handle/2021.oak/12906
http://ulsan.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92437
- 공개 및 라이선스
-
- 파일 목록
-
Items in Repository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